[최자영의 금요칼럼]송영길의 ’급격한 최저시급 인상이 잘못‘이라는 견해는 문재인대통령의 공약을 부정하는 것

송영길은 '조국자녀 입시비리 의혹에 대한 사과'에 앞서 윤석열 검찰의 불공정과 선택적 정의를 비판해야 했다!

최미리 | 기사입력 2021/06/02 [12:12]

[최자영의 금요칼럼]송영길의 ’급격한 최저시급 인상이 잘못‘이라는 견해는 문재인대통령의 공약을 부정하는 것

송영길은 '조국자녀 입시비리 의혹에 대한 사과'에 앞서 윤석열 검찰의 불공정과 선택적 정의를 비판해야 했다!

최미리 | 입력 : 2021/06/02 [12:12]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문재인 정부 초기 최저임금 인상 정책을 비판하면서, “최저임금을 초기에 너무 급격히 인상한 것이 잘못이라며 자영업자가 큰 타격이 있었고, 결과적으로 일자리가 없어지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한다.(한겨레, 2021.5.28.) 이런 송영길의 발언을 두고 학계와 노동계에서는 무리한 주장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01897천명 느는 데 그쳐, 전체 취업자 증가 폭이 그 전보다 줄었으나 이듬해인 2019년 취업자 수는 다시 301천명 증가해 예년 수준을 되찾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는가를 둘러싸고 논쟁이 지속되고 있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가 2018년 말 이후 지속해서 줄고 있다는 지적도 있고, 또 최저임금의 영향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후자의 경우 자영업자 감소는 경쟁이 심한 상황 등으로 인해 발생한 것인지 최저임금이 요인인지 명확하게 구분하기도 어렵다고 본다.(한겨레, 2021.5.28.)

 

여기서는 고용지수가 아니라 현 정부는 출범에 즈음하여 제기된 최저시급 1만원이 그 자체로서 어떤 의미가 있는가에 대한 단상을 소개한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우후죽순같이 단발성, 선심성 공약이 난무하기 때문이다. 여전히 실현되지 않은 최저시급 1만원공약이 주는 학습효과는 지금 여기저기서 제시되고 있는 공약에 대해 한 지침서가 될 수 있다.

 

현정부가 최저임금을 초기에 너무 급격히 인상한 것이 잘못이라고 하는 송영길의 입장은 현 정권의 임기가 1년이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나온 소리이다. 초기에 올린 것이 잘못이라면, 지금쯤은 가능하다는 말일 수도 있는데, 그런 것도 아닌 것 같다. 결국 인상 시기가 문제가 아니라 최저시급 1만원은 그 자체로서 실현이 쉽지 않은 공약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어려운 공약도 현실화할 수 있는 방법이 딱히 없는 것은 아니다. 송영길이 말하는 적용 시기 문제와는 아주 다른 시각에서, 최저시급 1만원이 여전히 정착되지 못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자영업자와 시급노동자는 정부를 압박할 수 있는 조직과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공적 자금이 투입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첫 번째 사안, 자영업자와 시급 노동자는 정부를 압박할 수 있는 조직과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은 치명적인데, 다른 조직들의 행태를 보면 아주 쉽게 이해가 간다. ’조국 사태가 아니라 윤석열 사태라고 해야 한다는 일련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검찰의 해묵은 조직력은 정부 자체를 겨냥하여 흔들고 있는 것이 그러하다. 정부 발 개혁 시도 자체가 먹혀 들어가지 않는 상황이므로, 여기에는 개혁의 시기가 빠르거나 늦어서 실패 여부가 판가름나는 상황이 아닌 것이다.

 

그런 것이 또 있다. 작년에 정부에서 의사의 수를 늘리겠다고 하고 또 전라도 어딘가에 공공 의과대학 및 병원을 신설하겠다고 하자, 의사협회에서 들고 일어나서 난리를 쳤다. 급기야 의대생들은 의사 자격시험을 거부했고, 상당수 의사들은 진료거부를 선언하고 나섰다. 우여곡절 끝에 정부의 시도 자체가 완전히 물 건너가고 없었던 것인 양 원점으로 돌아갔다. 며칠 전에 간호사들이 얼굴을 가리고 나와서 양심선언 기자회견을 했는데, 이들은 의사를 대신하여 수술도 하고 처방도 하고 한단다. 의사 수가 모자란 탓이라고 한다.

 

조직이 버티고 있으면, 정부가 들이대는 개혁의 시기와 무관하게 또 상식을 벗어나서, 아예 정부의 입김이 먹혀 들어가지 않는다. 그런데 조직이 없는 영세 자영업자와 시급 노동자의 경우는 전혀 다르다. 이들은 정부가 주선하는 대로 따라야 할 뿐, 거꾸로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가 없고, 취약계층으로 시키는 대로 하다 보니 자연히 홀대를 받게 된다.

 

그 홀대는 공적 자금이 투입되지 않는 두 번째 문제로 이어진다. 실로, 시급 노동자를 제외하고 공적 자금이 투입되지 않는 곳이 없는 듯하다. 신문사는 판매 부수를 부추겨 보조금을 받아가고, 기업이나 항공사도 일정 부분 적자를 국가에서 보조를 받고, 강사 문제 해결할 때도 배 째라튕기는 대학에 져서 결국 방학 기간 지급되는 소액 보조금으로 공적 자금이 투입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영세 자영업자나 시급 노동자는 그렇지 않다.

 

본질은 정책 적용 시기의 빠르고 늦음이 아니다. 시급 노동조건이 개선되면 그 파급효과로서 다른 분야의 노동가격의 상승을 가져올 것을 염려하는 이들의 집요한 훼방이 있고, 그래서 절대로 공적 자금은 투입될 형편이 아니었다, 결과적으로 시급 1만원공약은 영세한 자영업자와 열악한 노동조건의 시급노동자 간의 치킨게임(둘 중의 하나가 져주어야 하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양자가 다 망하는 것)으로 화해버리고 말았다. 이렇듯, 최저시급 1만원 공약은 사회경제적 약자들을 서로 제살 뜯어먹도록 벼랑 끝으로 내몰았을 뿐 아니라, 현 정부에 대해서는 실패한 공약이라는 부정적 표상을 씌우는 틀로서 이용되었다.

 

그 한 사례가 갓 더불어민주당 대표로 들어선 송영길이 최저임금 인상이 초기에 급격하게 이루어져서 잘못한 것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송영길에게는 사회경제적 약자에 대한 정책적 배려의 부재에 대한 반성이 없다.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려고 고민하는 흔적은 찾으려고 해도 찾아볼 수가 없고, 피상적으로 하기 좋은 정부 탓을 한다. 4.17 보선 참패 이후 많은 이들이 정부 탓을 하니 건성으로 따라서 하는 것 같다.

 

그저께(6.2) 송영길이 조국 전 법무부장과 자녀 입시관련 의혹에 대해 사과한 것도 그 같은 건성의 맥락에 있다. 그는 좋은 대학 나와 지위, 인맥으로 인턴시켜 스펙쌓는 것이 많은 청년들에게 좌절과 실망을 주었다는 것이고, “공정과 정의를 외치면서 자기와 자녀 문제에는 그런 원칙을 지켰는지 통렬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했다.(한겨레, 2021.6.3.)

 

송영길의 한계는 딱 여기까지이다. 사과하고 반성을 해야 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문제를 근원적을 해결할 수 있는지 대책에 대한 고민이나 전망이 전혀 제시되고 있지 않다. 상류층 자녀의 유리한 스펙 쌓기는 한 피상적 부산물일 뿐, 불평등은 근원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 그러나 명색이 집권여당에다 그 당대표라는 이가, 입법을 본업으로 하는 국회에 들어앉아서, 그냥 90도 허리 굽혀 절하고 사과만 하면 할 일을 다 한다고 생각하는 모양새다.

 

나아가 송영길은 중요한 핵심 하나를 놓치고 있다. 조국 사태(윤석열 사태)의 본질은 자녀 스펙이 아니라 현 정부의 검찰개혁 시도와 그에 저항하는 검찰조직 간의 갈등이다. 정경심 표창장 위조 혐의 관련하여, 검찰이 증거자료를 왜곡, 은폐한 정황이 드러난다고 양사방에서 난리를 쳐대도, 송영길의 귀에는 마이동풍인 듯 하고, 그에게는 조국 사태(윤석열 사태)가 그저 자녀 스펙 쌓기정도로 이해될 뿐이다.

 

송영길이 문제의 핵심을 피하고 건성으로 하는 사과는 근본적으로 교육이나 검찰조직에 대한 개혁 의지가 없거나 약하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최저임금 인상을 너무 빨리 급하게 해서 잘못되었다고 정부 탓만 하고 가만히 있는 것과 정확하게 같은 맥락에 있다. 송영길은 '조국자녀 입시비리 의혹에 대해 공정과 정의를 언급하며 사과하기 전에 윤석열 검찰의 불공정과 선택적 정의를 비판했어야 했다.  송영길 대표의 발언이야 말로 조국사태와 윤석열 사태를 바라보는 시각에서 공정과 정의가 결여되어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표 송영길이 건성으로 하는 립 서비스(실천은 따르지 않고 말로 떼우는 것)‘ 만큼,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그것은 이른바 대선 후보자들의 단발성 복지의 구상이다. 그 재원의 존재 여부 및 있을 수 있는 사회적 저항 세력에 대한 충분한 고려도 없이 우후죽순으로 남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복지는 선심으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 기득 특권층으로부터 어떤 저항이 있을 것인데, 어떻게 타개해나갈 것이라는 대책도 함께 제시되어야 하겠다. 기본소득을 주장하는 경기지사 이재명이 안심소득 운운하는 오세훈에 대해 쓸 곳만 이야기하고 그 재원의 출처가 모호하니 그것부터 밝히라고 지적하는 것이 바로 그 한 예이다.

 

영세 자영업자와 시급 노동자는 조직이 없어 이익집단을 형성하지 못하고, 돈과 권력이 없으니 국회나 관료를 상대로 로비(막후 협상)‘을 할 수도 없는 저치에 있다. 교섭력이 없고 압력도 행사할 수 없는 이들에게는 공적 자금이 투입될 여지도 그만큼 줄어든다.

 

사실 조직은 만들기도 힘이 들지만, 만든다 해도 결정권을 갖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각종 산별, 혹은 기업별 노동조합, 강사노조, 현재 곳곳에서 조직되는 마을 민회 등이 관련 기관 내에서 유효한 결정권도 없이 겉돌고 있다. 독일 등 유럽 선진국에서는 노동조합이 자본가와 함께 일정 지분의 결정권을 가지고 경영 및 협상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눈여겨볼 일이다.

 

한국의 노동조합, 영세 자영업자와 시급 노동자 등은 고대 로마의 평민들이 투쟁을 통해 그 존재를 인정받은 평민회와 차이가 있다. 평민회의 대표 호민관은 로마 최고의 의결기구였던 원로원의 의결을 거부할 수 있는 거부권(Veto)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호민관의 거부권은 로마 공화정을 점철하여 평민회가 귀족(patrici)의 자의적 결정권을 제한하는 효과적 장치로서 작동했다

 2021.6.2.
최자영

▲ 최자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겸임교수/그리스 이와니나대 역사고고학박사/의학박사/전 한국서양문화역사학회 학회장   ©김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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