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자영의 금요칼럼]획일적 제도는 평등도 민주도 아니고 독재이다!

이재명지사가 말한 '허수아비'는 관료독재의 폐해를 지적한 것이다!

최미리 | 기사입력 2021/05/20 [06:36]

[최자영의 금요칼럼]획일적 제도는 평등도 민주도 아니고 독재이다!

이재명지사가 말한 '허수아비'는 관료독재의 폐해를 지적한 것이다!

최미리 | 입력 : 2021/05/20 [06:36]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중앙의 근로감독관 제도와 관련하여 허수아비 작전은 그만하라고 나섰다(이재명 페북). 근로감독관이 부족해 중앙정부가 정한 노동(환경)기준이 전혀 지켜지지 않고 오늘 하루에만도 평균 3-4명의 노동자들이 산재사고로 죽어나가는 마당에, 중앙정부가 정한 전국적 기준 준수를 중앙정부 인력만으로 감시할 수 없으니 지방정부도 함께 감독하자는 감독권 '공유'를 요구한 것이다.

 

그러자 일부 보수언론을 중심으로 이재명의 근로감독권 지방정부 이양주장은 ILO협약 위반이라고 매도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재명은 이양이 아니라 공유를 말했을 뿐이라고 한다. 중앙정부 관리감독 하에 지방정부도 함께 감독하는 감독권 '공유'를 요구했다는 것이다. ‘이양은 중앙정부 권한을 없애는 것이어서 ILO협약 위반이 맞지만, ‘공유는 협약 위반일 수가 없다고 한다. “ILO협약 81: 노동감독관은 중앙기관의 감독 및 관리에 두어야 한다는 것은 감독권 공유를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고 이재명은 말한다.

 

여러 지방정부 간 단속기준과 의지가 다를 수 있어 단속권을 공유하면 안된다는 뜻이라면, 이는 통일(획일)’을 빌미로 근로감독 부족에 따른 불법상태를 방치하자는 것에 다름 아니라고 이재명은 말한다. 어느 지역은 도둑을 안 잡는 곳도 있으니 전국적 통일성을 기하기 위해 도둑을 잡지 말아야 하는 것일까라고 그는 반문한다.

 

문제는 이 같은 중앙-지방 간 권력 담론이 근로감독관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법률이 지방마다 다를까 걱정이 되어, 다소간을 불문하고, 권력을 지역으로 이전하는 것을 겁내는 것이 보편화된 한국의 현주소이다. 모든 것이 같아야만 한다고 보는 것은 관료주의적 발상이고, 이 같은 관료주의가 위정자는 물론 다수 민초들에게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를 노정한다.

 

크게 두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하나는 모든 것을 같게 한다는 명분 하에, 정작 목적한 바 내용의 부실을 초래한다는 점이다. 행정과 법률 상 중앙집권적 획일화를 추구하다보니, 근로감독관 확충을 위한 지방정부의 협조를 거부하게 되고, 현재 대한민국이 처해있는 일상적 노동법 위반 상태를 효과적으로 견제하지 못하고 방치하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획일이라는 형식을 갖추기 위해서 정작 목적을 외면하는 어리석음을 범하는 것이다. 그 어리석음의 본질은 권력욕이다. 목적을 달성하지 못해도 좋으니, 권력을 지역으로 분산 이양할 수는 없다는 뜻이고, 그 관료주의적 발상은 한 세기 이상 끈질기게 이어온 한국의 식민지배와 독재의 전통에 뿌리를 박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모든 것을 획일적으로 같게 만드는 것이 평등이고 민주라고 보는 사고방식이다. 그러나 획일적 제도는 민주가 아니라 독재이다. 행정과 법률을 똑같이 만들다 보면, 장점은 물론 결점도 획일화되고, 그 결점을 수정 개선해나가는 동력도 떨어진다. 사람마다 지향하는 바가 다르고, 각 지역마다 고유한 환경이 있다. 그래서 선진 유럽의 각 지역은 중앙정부의 입법에 획일적으로 종속되지 않는다. 오히려 지역마다 고유의 입법권을 가지고 있고, 그 법률의 고유성은 헌법과 같은 독자성을 지닌다. 한 나라가 고유한 권력을 가진 지역들의 연합, 연방체제로 구성되는 것이다. 중앙과 지방 간 기능 및 역할은 나라마다 차이가 있으나, 적어도 우리 한국같이 중앙 권력이 정하는 똑같은 법이 모든 지역에 똑같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믿는 곳은 세상에 드물다. 원래 권력은 위에서 주어진 것이 아니다. 신도, 왕도, 국가, 정부가 아니라 풀뿌리 민중()’에게서 나온다. 그래서 권력의 원천은 분권적이다.

 

이 같은 획일적 권력의 폐해는 검찰은 물론이고 공수처도 피해가지 못한다. 다 같은 바탕의 권력구조 상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공수처가 검찰 잡는 것이 아니라 자칫 검찰과 같은 물에 놀 위험이 있는 것도 공수처장 김진욱 개인의 도덕성, 정치성향 따위의 문제가 아니다. 권력구조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에 따르면, “검찰이 부패하고 제 식구 감싸기 때문에 공수처를 만들었는데, 정작 그 수사대상 1호 검사가 부패검사가 아니라 오히려 검찰의 축소은폐수사를 열공하여조사한 이성윤검사가 되다니 이 무슨 희한한 아이러니인가한다. 이어서 사법정의를 추상같이 세워야 할 공수처이어야할 것이니 김학의 출국금지 정보 유출 사건을 김학의 출국방해수사로 수사제목 바꿔치기를 지시한 몸통을 수사해달라고 주문하고 있다.

 

이 같은 추미애의 주문은 참으로 하릴없다. 주문한다고 반드시 듣는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전 법무부장관의 말도 별 볼일이 없다. 뿐 아니라, 현직 법무부장관으로 있을 때도 그 말발이 신통치 않았다. 자신이 법무부(장관)의 명을 반드시 들어야 하는 입장에 있는 것이 아니라고 천명한 전 검찰총장 윤석열을 징계처분했다가 법원의 결정에 의해 무위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다시 추미애의 말을 빌리면, “문무일 검찰총장은 국민 앞에 고개숙이며 사과했던 제 식구 감싸기 과거사를 윤석열 검찰총장은 이를 뒤집고 본말을 전도시켰다. 불멸의 신성가족을 건드린 죄를 묻는다는 것이다.” 이 같이 천하를 어지럽히는 검찰“, 불멸의 신성가족은 앞에 사실 공수처도 별볼일 없는 것이 되었다. 그 명백한 증거가 더 심각하고 수많은 비리를 다 사양하고 서울시 교육청 인사 비리 혐의라는 것을 공수처 제1호 수사로 삼은 것이다. 소 잡으려고 만든 칼이 바나나 자르는 데 이용되게 되었다.

 

거대한 구조의 수레바퀴 아래 흔히 개인은 무력하고 하릴없다. 공수처장 김진욱을 원망할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추미애같이 공수처를 보고 제1호 수사대상을 비리검찰로 바꾸어달라고 주문하고 있을 것도 아니다. 1호만 중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수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검찰의 비리를 제1호로 한두 개 잡는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닌 것이 명백하다.

 

원래 공수처 하나를 달랑 만들어놓고, 그 해묵은 검찰의 비리를 잡을 것이라고 기대한 민초가 어리석음을 탓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검찰총장 윤석열이 민생이 어려우니 민생사범은 관대히 봐주라는 취지로 코스프레 하는 그런 소극(笑劇: 웃기는 연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획일적 명령체계를 극복하는 과제가 시급하다. 민주국가 헌법에 기초하여 만들어진 법률 적용의 정도를 검찰총장이 가타부타하는 이 같은 관료독재 지배구조는 청산되어야 하겠다.

 

중앙집권의 획일적인 권력구조는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권위적 관료주의만 부추긴다. 권력구조적 폐해 뿐 아니다. 수사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중앙의 공수처는 무늬만 공수처로 존재하고, 검사들의 비리를 견제하는 것이 아니라 방조하는 결과를 초래할 전망에 있다. 그래서 공수처는 하나가 아니라 지역마다 만들어져야 하겠다. 공수처 권력의 분산은 당연히 경찰, 검찰, 법원의 권력 분산과 궤를 같이 해야 하겠다.

 

이 같은 권력구조적 혁파 문제는 오늘 시대적 사명으로 주어진 검찰개혁뿐 아니라, 한국 정치의 보편적 과제로 인식되어야 한다. 중앙정부 인력만으로 감시할 수 없으니 지방정부도 함께 감독하자는 감독권 '공유'는 근로감독관 제도에만 적중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턱없이 부족한 인력으로 검찰 등 공직자 비리를 제대로 감독도 못하면서, 중앙에 하나만 달랑 설치한 공수처는 지역과의 협조를 거부하는 근로감독관 제도같이 알맹이를 놓친 허수아비에 불과하다.

2021.5.20.

최자영

 

최자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겸임교수/그리스 이와니나대 역사고고학박사/의학박사/전 한국서양문화역사학회 학회장    ©김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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